스크랩2012.07.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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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인디포럼2011 독립비평TAKE http://www.indieforum.co.kr/xe/5346

 

 

 

 

 

<미국의 바람과 불> 리뷰

과거로부터의 이명, 그리고 우리는 귀머거리다.








 

 

 

 

이명(tinnitus) :이명이란 귀에서 들리는 소음에 대한 주관적 느낌을 말한다. 즉, 외부로부터의 청각적인 자극이 없는 상황에서 소리가 들린다고 느끼는 상태이다.

우리들의 어버이, 대한의 어버이들은 사회적인 이명을 겪고 있는 게 분명하다. 아니라면 그들이 구태여 가스통을 들고 서울 도심 한 복판을 쏘다니는 이유가 무엇일까? <미국의 바람과 불>는 이러한 이명의 형성과정과 그 현존을 드러낸다. 1945년 8월 15일 조선은 광복을 맞았고, 9월 8일 미군은 인천에 상륙했다. 영화는 기록물로 일제의 퇴거와 미국의 진입을 보여준다. 일제가 비운 통치 주체의 자리엔 미국이 앉는다. 이승만의 연설, “그들의 숭고한 희생은 자유롭고 행복한 세상을 가능케 했으며 우리의 후손과 그들의 후손이 대대로 누리게 될 것입니다.”는 미국에 대한 감사와 함께 남한을 미국과 동등한 지위에 둔다. 이 기만적인 수사는 미국의 의도였던 아니던 간에 남한과 미국의 관계를 전쟁에서 함께 싸워온 전우의 그것처럼 보이게 한다. 그러나 한국전쟁의 한 축엔 미국이 자리하고 있고, 그 외상은 아직도 남한을 지배하고 있다. 미국은 국제 정치의 판세나 소련에 대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전쟁에 참여한 것이지 결코 정의나 자유를 위해 참전한 것이 아니다. 영화는 일종의 전조에 해당하는 이 장면으로부터 2010년으로 이동한다. 한국 전쟁을 기념하는 각종 행사들 가운데 한 미국 병사의 한 마디는 맥락 없이 튀어나온다. “It's ridiculous" 한국 전쟁은 승리한 전쟁이 아니며, 그렇기 때문에 기념할 전쟁은 더더욱 아니다.(누가 휴전을 기념하겠는가! 그렇지만 우리는 기념하고 있다) 영화는 퍼레이드가 아닌 ”활빈 애국단“ 할배에게 포커스를 맞춘다. 이 기묘한 퍼레이드 속 이 기묘한 인간은 하나의 징후다. 반공 이데올로기는 상상적으로 이 할배의 욕망을 충족시켜준다. 아무래도 할배는 남한이 북한에 침탈당할수도 있으며, 그렇기에 조기에 미국이 북한을 몰락시켜야 된다는 마스터플랜을 갖고 있을 것이다.(나도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그렇지 않을까?)

영화는 이명의 계보를 써나간다. 특히 영화의 서술방식은 주목할만 한데, 배치와 구조의 미학이 전면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미국의 바람과 불>에서 작가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작가는 기록물의 배치로 개입한다. 하나의 기록물로서는 공영 방송에서도 볼 수 있을 만큼 투명한 ‘객관성’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다른 맥락 속에서 기록물이 위치한 이상, 그 ‘객관’은 사라진다. 편집의 리듬을 이용해서 작가는 과거의 상처/그로 인한 현재의 외상을 보여준다. ‘개신교’가 이런 편집 리듬의 핵심이다.(과거든 현재든 목사들은 미국을 사랑하기 때문에 과거와 현재의 연결이 자연스럽다.) 과거나 현재나 ‘개신교’는 여전히 미국과 남한의 정신적 탯줄이기 때문이다. 우스개 소리로 한마디 하자면 대한 어버이 연합의 어버이는 미국인 셈이다. ‘개신교’는 그 커넥션의 중심에 있을 뿐 아니라 이데올로기의 한 가운데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한다. 박정희와 전두환의 독재는 누가 용인해주었는가? 미국이다. 현재 보수 언론에서 가열차게 다루는 북한과 중국의 관계는 남한과 미국의 관계와 비슷하다. 더 중요한 건 미국은 남한에 파병돼있다는 것이다. 영화에서 목사는 미국이 남한에서 철수한다면 남한은 망한다고 설교한다.(웃기지 않는가? 이런 내용을 설교랍시고 해대는 꼴) 보수 언론은 왜 남한과 미국의 관계엔 주목하지 않는가. 그런만큼 영화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것은 ‘방미’와 ‘방한’이다. 민주적으로 당선된 김대중도 여기서 자유로울 수 없다. 과거와 다른 것은 김대중의 시대엔 미국은 신자유주의 체제로 남한을 지배한다는 것이다. 해외자본은 국내 은행을 잠식했고, 주식 시장 또한 마찬가지다. 거기에다가 광적인 영어교육은 미국의 지배를 더욱 단단하게 만든다. 남한 땅에 열풍처럼 몰아닥친 영어마을은 이러한 지배 방식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은 여전히 남한을 지배하고 있다. 미국이 남한 지배자의 악덕을 용인한다고 비판하는 건 그 자체로 오해다. 미국이 왜 남한 지배자의 악덕을 용인할만한 위치에 서 있는 것인가? 프레임을 달리 하여 미국을 바라보자. 미국은 남한을 상상적 영역에서도 지배하고 있으며(개신교 교회), 민중들은 미국이 정의의 국가라고 오해하게 된다. 마치 이명처럼 우리는, 남한 사회의 구성원들은 존재하지도 않는 미국의 정의가 존재한다고 착각하는 것이다.(물론 미국이 이런 기만을 저질렀지만). 우리는 이명으로 인해 귀머거리가 되었다. <미국의 바람과 불>은 귀머거리들에게 진실을 전해주는 ‘수화’다.


강덕구 / 독립비평 T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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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바람과 불  An Escalator in World Order

김경만│2011│Digi-Beta│118min│Documentary│7월 26일 개봉!

 

 

 

SYNOPSIS

 

미군이 떠나가면 나라가 불행합니다.

미군이 떠나가면 경제가 흔들립니다.

미군이 떠나가면 사회에 혼란이 옵니다.

우리는 우방 미국과 더불어 함께 살기를 원합니다.

아멘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에 대한 믿음은,

마치 기독교와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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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미국의 바람과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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