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2012.08.0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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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네이버 블로그 'Viajero' http://viajecito.blog.me/152393493

 

 

  


<미국의 바람과 불> 


우리가 이 자리에 이르기까지 모른 척 했던 것들.

 




  

 사실 어제와 오늘에 걸쳐서 본 <줄탁동시>,<러브픽션>,<미국의 바람과 불> 가운데 가장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이 영화였는데, 지금 기운이 너무 없다. 영화에 기운을 뺏긴다는 게 이런 건가 싶다. 큰 기대 안하고본 영화였고 원래 다큐멘터리를 그렇게 좋아하지않는 편인데, 이 영화는 전혀 졸음도 오지 않을 정도로 흥미로웠다. 재밌었다기보다 시선을 빼앗는 그런 영화. 특히 관객이 근현대사에 조금이나마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웃긴 요소들도 곳곳에 있다. 피곤하니까 오늘은 그냥 그림 일기 형식으로.

 



 

첫 장면에 나온다. 이 수많은 전투기들에서 무수히 쏟아져 내리는 폭탄들. 실제로 한국 전쟁은 네이팜탄이 비공식적으로 사용된 첫번째 전쟁이라던데, 그 폭탄들이 만든 쑥대밭이 지금의 서울 위의 지역. <고지전>에서 그들이 싸우던 공간들. 아이러니한 것은 이렇게 무지막지한 폭탄으로 이북의 산업지역은 거의 초토화되다시피했는데, 분단 이후 남한의 경이로운 경제성장률에도 불구하고 70년대까지 국가의 발전은 북한이 더 빨랐다는 사실. 그 이후로 북한의 경제 성장은 침체되었지만 이러한 뛰는 놈위의 나는 놈같은 김일성의 능력이 이후 북한 주민들을 사로잡는 계기가 됨. (영화 내용과는 상관x)

 아무튼 남한과 북한 두 분단국가의 시작은 각 세력의 열강, 즉 미국과 소련/중국을 등에 업고 시작되었으며 그것은 지금까지 결코 끊을 수 없는 고리의 시작.



 

이 영화에서 감독은 '편집'으로 말을 하는데, 그 수많은 선전영화와 자료화면, 자신의 촬영 기록에서 어떤 것을 선택하고 어떤 것을 누락시키느냐가 감독에 의도에 따라서 결정됨. 따라서 이 영화에는 두개의 화자가 존재하는데, 미시적으로 각각의 선전영화를 만든 제작자(의 뒤에 서있는 국가)가 화자라면, 거시적으로는 그 자료들을 선택하고 편집한 감독이 화자. 그래서 이 영화는 감독이라는 상위의 화자가 각각의 작은 화자들의 배열을 통해서 그들의 입을 빌어 이야기하는 구조. 예를 들어 감독은 앞서의 전쟁 촬영 기록을 보여준 뒤 뜬금없이 2010년으로 돌아와 저 의미를 알 수 없는 구조물의 실상을 밝히고 다시 과거로 돌아가 시간의 흐름을 타면서 영화를 보여주는데, 이는 마치 "자 과거와 현재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 다시 과거부터 돌아보면서, 반추해봐, 유사한 것도 좀 찾아보고."라는 식의 의도라고 느껴짐.  



 기도하는 아이들. 이 아이들이 커서 지금의 '어버이 연합'에 있는 분들이 되었을지도 모르고, '대통령'이 되었을 지도 모르고, '정의사제구현단'이 되었을지도 모르고. 인생은 모르는 것. 영화에는 기독교 기도회 장면들이 시간대를 바뀌어 반복적으로 나오는데, 이 양상의 변화도 흥미롭다. 존 카터 미대통령은 침례교회 주말예배를 하기도 하고, 어떤 미 고위관료는 국회의사당 중앙에서 "갓 블레스.."를 뇌까리며 기독교를 천명하고. 압권은 마지막의 2010 6.25 60주면 기도회에 나타난 조지 부시 미국 전대통령의 "올마이티.." 영화에 나오는 기독교 기도회의 모습은 그 광대한 관중과 지도 목사의 절절함이 너무나 절실하다못해 종종 불편한 느낌까지들 정도인데 이 장면을 보고서 '숭고'라는 단어가 미학에서 어떻게 부정적인 용어로 사용되는지 몸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거의 집단 매스 게임에 가까운.. 북한의 매스 게임과 삼성의 오리엔테이션과 단체 기도회와 집단 조회는 정말 소름이 돋을 정도로 닮았다. 다른 이에게는 여기에 2002년 월드컵 응원과 촛불데모가 포함될 수도 있겠다.



 

 영화에서 나오는 한국 대통령과 미국 대통령의 짝짓기도 흥미롭다. 이승만-아이젠하워, 박정희-케네디, 존 카터, 전두환-레이건, 김대중-클린턴, 그리고 이명박-조지 부시. (영화를 보면 박근혜 리즈 시절의 모습도 나온다.) 옆의 관객은 양국 대통령 회담의 만남에서 한국 쪽이 굽신대는 것 같다던데 나는 그렇게까진 못느꼈고, 양국의 키 차이가 새삼 실감되고 키큰 미 대통령이 상대방의 등을 두드려주는 게 그렇게 웃길 수가 없더라. 어쨌든 한국은 이 과정을 통해 미국(및 선진국들)과 거래를 하고 나라가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얻어왔다. 대표적인 것이 박정희의 2차 경제개발계획을 위한 원조를 받기 위해, 베트남전 참전(이때 군인들에게 나오는 수당의 20%를 본인에게 주고 80%는 국가가 가져감). 한일협정으로 받은 배당금. 독일에 광부, 간호사 수출, 그리고 비공식적이지만 박완서 작가의 근작에 보면 양공주들이 주한미군들에게 몸을 팔고 벌은 돈이 적지않다는 언급이 책의 말미에 나온다. (그 점이 픽션인지 팩트인지는 미확인) 박정희 일가가 펜타곤을 돌고 뉴욕에서 환영 퍼레이드를 받는 장면은 지금 봐도 놀랍지만 감독은 이 장면을 베트남전 파병과 연결하여 소격효과를 준다. 한편으로 이때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전두환이 그의 뒤를 이음. 전두환은 광주사태의 언론 보도를 억압하고 김대중이 몰은 폭도로 몰아갔으며 월드 유니버스 대회를 서울에서 개최하는데 이때도 교차편집으로 퍼레이드 장면과 광주 사태의 피범벅을 보여주어 소격효과 발생.


 

소아질환아 두명을 데리고 가는 모습을 언론에 보이는 레이건 대통령 부부. 감독은 레이건의 부인 낸시가 고아원에 피아노 하나 선물하는 걸로 생색내고 공연을 관람한다하는데 내 생각에 저 때의 피아노라면 거의 그 당시 돈으로 이삼백대에 달하는 고가품이므로 그 의미가 지금과는 남달랐을 것 같고, 아마 고아원은 바로 그걸 팔아버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그것보다 내가 어이없었던 것은 고아원 아이들이 그녀를 위해 공연을 준비했다는 것인데. 이 영화에서는 아이들을 도구로 이용하여 미국을 칭송하는 공연 장면이 대단히 많이 나온다. 초기에 그러한 장면들이 굉장히 노골적이었다면 시간이 갈 수록 좀더 매끄러워지고 손질되었으나 오히려 영어능력은 퇴행하는 비상한 변화를 보여줌-_-. 영어 교육 왜하는 거야 도대체.. 영어 공연. 영어 사용하는 광고(특히 88올림픽을 노린.) 그리고 마지막의 오세훈의 영어마을 관악캠프가 클라이막스를 치는 영어와 기독교에 대한 숭배를 포착한 장면들은 이 영화의 원제인 '세계질서에 고속으로 편입되기 위해 필요한 두가지가 무엇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미스 유니버스와 한국 육군 소령들?이 데이트하고 춤추는 장면은 정말 기상천외. 한국인 집에 외국인들 껴서 밥먹는 장면이랑, 미국의 과거 유명가수가 한글 배우는 노래를 유니버스들과 부르는 장면에 이어 정말 기상천외한 장면들의 행진.

 

 확실히 할 건 하자. 미국은 당대의 강대국이다. 그리고 우리는 강대국의 원조를 받으며 커왔다. 세계 경제 9위, G20에 드는 나라라는 말을 부시의 입에서 듣지만 가계 부채와 국가 부채가 각각 900조를 넘는 나라.(이 빚이 결국 우리 세대가 늙어가는 동안 갚아야할 것^^ㅗ 고맙습니다) 미국한테 빌빌대고, 현재의 촬영자료에서 활빈단, 어버이연합, 기도회 장면들이 아니꼬와도 그 어른들은 우리보다 미국의 수혜와 그로 인한 우리나라의 급격한 변화상을 누구보다 직접적으로 체험한 세대. 그러므로 미국아니면 나라가 망한다는 그들의 생각에도 일면 이해가 가는 면이 있다. 또한 실제로 강대국들의 원조가 아니었다면 우리는 지금 이 자리에 있지 못했을 것. 제3세계 경제발전사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군부쿠데타를 일으킨 아시아와 남미 국가들 가운데 대만과 우리나라(박정희)가 상대적으로 낮은 부패지수를 나타낸다는 것을 아는가? 그 이후에 태어난 사람들이라면 누구든지 그 수혜를 일정부분 받고 살았고, 우리는 어떤 의미에서 공범자랄 수도 있다. 위안부 할머니들이 제대로 사과도 받지못하고 국가가 가로챈 배당금으로 산업을 일궈서 그걸 먹고 내가 사는 거니까. 공과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누구는 다 나쁘고 누구는 다 착하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게 제일 나쁘다. 특히 오늘 트윗 멘션에서 고 노무현 전대통령이 후보 시절 제주도의 화순만 해군 기지 이전을 무효화한다고 공약을 내걸고 취임 이후 더 큰 규모로 강정에 계획을 시작했고 그때 한명숙 총리는 그것을 민간합동 계획이라고 말하면서 정당화했고, 이제와 강정의 바위가 부셔진 다음에는 모두가 이명박을 욕하고 한명숙은 이제는 군독자적인 계획이라고 반대한다는 발언을 했다는 트윗을 보고는 더더욱. 현재 비정규직을 더욱 늘리는 법안을 추진한 것도 유시민 장관 시절의 일이었다는 것도. 결국은 모두 이익대로 움직인다. 미국과 한국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 선의의 원조, 영어의 전파, 기독교등의 영향도 있었겠지만 근본은 각자의 이익. 이익이 맞으면 군부쿠데타도 인정해주고, 그로 인해 두번이나 죽을 위기에 처한 사람도 미국 국회에서 나라를 개방할테니 외화를 넣어달라는 연설을 할 수 있다.

 

  아마 로마나 페르시아가 세상을 제패했을 때부터, 강대국과 소국의 불평등한 관계는 존재했을 것이고, 그 과정에서 그들은 서로의 이익을 위해 손을 잡거나 뿌리치기도 했을 것. 이러한 과정은 결코 한국과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고 미국과 동아시아, 남미, 나아가 강대국과 소국의 알레고리 전체일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영화의 영제가 더 뚜렷한 메시지를 담고있다고 생각.(감독님은 한국 제목이 더 좋으시다고.) 이 영화에서 아쉬운 점은 소국이 강대국과의 거래를 통해 나라의 규모를 키우고 발전해 나가면서 과거의 노골적인 친화정책에서 벗어나 거기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질텐데. 우리나라에서는 미선이 효순이 사건과 평택 기지 이전 반대 시위등이 있었고. 그러한 점은 영화에서 모두 누락되었다. 여기에 대해 감독에게 물었을때,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보여주고자 했던 것은 어떤 괴리,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은데 그런 척 꾸미는 것들. 아직 낫지 않은 상처들을 애써 봉합하는 데에서 생기는 어떤 어긋남들을 보여주기 위해 그런 장면들을 넣지 않았다고 답변했는데, 감독의 답변대로 영화의 메시지를 강화하는데 있어서는 그러한 선택과 누락이 유효한 전략이었겠지만, 정작 영화를 통해서 환기할 수 있는 사고들의 폭은 좁아진 것이 아닌가. 이제는 좀더 다른 입장들을 포용해서 더 넓고 깊게 돌아봐야할 시간이 아닌가 생각하고 아쉬웠다. 그래야 그 이면에 놓여진 본질을 더 잘 볼 수 있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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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바람과 불  An Escalator in World Order

김경만│2011│Digi-Beta│118min│Documentary│7월 26일 개봉!

 

 

 

SYNOPSIS

 

미군이 떠나가면 나라가 불행합니다.

미군이 떠나가면 경제가 흔들립니다.

미군이 떠나가면 사회에 혼란이 옵니다.

우리는 우방 미국과 더불어 함께 살기를 원합니다.

아멘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에 대한 믿음은,

마치 기독교와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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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미국의 바람과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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