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V 후기2012.07.31 20:57

 

믿음이 우리를 구원하였는가!

<미국의 바람과 불> GV(관객과의 대화)

 

 

07/28() 15:20 @인디플러스

진행김지미 영화평론가

참석: <미국의 바람과 불> 김경만 감독

 

07/29() 14:30 @인디스페이스

진행변성찬 영화평론가

참석: <미국의 바람과 불> 김경만 감독

 

 

 

한국전쟁에서부터 영어마을까지, 한국 근현대사의 아이러니한 풍경들을 보여줌으로써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에 대한 한국 사회의 맹신을 폭로하는 다큐멘터리 <미국의 바람과 불> 7 26일 정식 개봉한 데 이어, 28, 29일 양일간 김지미 영화평론가, 변성찬 영화평론가와 김경만 감독이 함께 하는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했습니다. 관객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깊이 있는 대화가 이루어진 그 현장을 지금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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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김경만 감독, 김지미 평론가

 

 

관객:

저는 미국의 바람과 불이라는 제목에서, 미국에 흡수되어 가는 한국의 현실을 느꼈는데요. 제목을 이렇게 지은 감독님의 의도는 어떤거였는지 궁금합니다.

 

김경만 감독:

제목에 뜻은 없구요, 여러가지 의미들이 포함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지었습니다. 전쟁에서부터 종교적인 의미까지 다 아우를 수 있는 그런. 어떤 구체적인 하나의 뜻이 있지는 않은거죠. 제가 생각할 때는 이 영화에 나온 모든 이미지가 이 제목에 포함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지미 평론가:

참 아이러니한건 민족주의적인 색채는 점점 더 강해지는데 그 민족의 범주 안에 북한은 소외시키면서 미국이라는 새로운 아이콘이 한민족의 영역 안으로 들어오는 과정들이 사실 이 영화를 보면, 아 저기서 말하는 구원을 받고자 하는 민족은 도대체 어디까지일까. 이게 굉장히 아이러니하게 다가오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아요.

 

 

관객:

<미국의 바람과 불>은 보는 사람에 따라서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 여지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런 부분에 대한 고민은 없으셨는지. 영화를 좀 더 이해하기 쉽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은 없으셨는지 궁금합니다.

 

김경만 감독:

제가 생각하는 영화라는게 명확하게 문장이나 말로 깔끔하게 정리되지 못하는 그런 것이거든요. 그렇게 정리되면 영화로서 가치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영화를 봤을 때 100명이 다 다르게 생각한다고 해도 잘못된 건 아니고 굉장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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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변성찬 평론가, 김경만 감독

 

 

변성찬 평론가:

이 영화는 1945년부터 2010, 65년여의 세월을 압축한 영화죠. 그리고 감독님이 갖고 계시는 의도가 겉으로 드러나 있기보다는 행간에 숨어있는 영화입니다.

 

전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부분이 영화가 전체적으로 연대기적인 순서를 밝아가고 있는데, 80년 중반에서 90년대까지 건너뛰고 그 십여년의 세월이 생략되고 건너간, 앞의 레이건 대통령이 80년대 초반에 방문했던 장면 이후 김대중 대통령의 연설로 넘어가는데, 그 이유는 뭔가요.

 

김경만 감독:

시간적으로 구성이 필연적으로 될 수밖에 없었지만 그것이 꼭 원칙은 아니었어요. 일단 일차적으로 제일 밑바닥에 깔려있는 것이 군사적인 질서라고 생각했어요, 한국은 4.3사건이나 한국전쟁이 여기에 해당되구요. 그리고 그 위에 경제적인 질서가 그것과 같이 결합되어서 형성되는 거죠. 그 위에 비로소 다른 나라한테 한국의 이미지를 파는 올림픽, 관광, 이런 것들을 생각했어요. 위상이 높아지는 거라고 볼 수도 있는데, 이런게 필연적으로 시간순서대로 보여질 수 밖에 없었죠.

 

 

김경만 감독:

<미국의 바람과 불>은 역사다큐멘터리가 아니에요. 이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건 어떤 종류의 종교인거죠. 이 종교는 미국을 믿는 종교라고 할 수 있는 거고, 기독교라고도 할 수 있는거죠. 미국이라는 세계질서의 모습이기도 하구요.

 

 

 

관객:

김대중 대통령 영상으로 바뀌고 나서부터 굉장히 소름이 돋았어요, 왜냐면 과거의 영상에서는 무성영화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이 장면부터는 현실로 돌아온 느낌이 들었거든요. 이게 현실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으니까 굉장히 불편하게 느껴졌어요. 스포츠 하면 태극전사하면서 열광하는거나, 한국 개신교라는 것도 사실은 미국 건국이념을 찬양하는 듯한.. 이런게 영화에서 드러나서, 저는 영화를 정말 소름돋게 봤습니다.

 

김경만 감독:

저나 여러분이나 세계질서 속에 들어가있는 셈인데요, 저도 느낌이 그렇죠. (웃음)

 

 

관객:

저는 대중의 맹목적이고 무분별한 (미국으로 대표되는 세계질서에 대한) 동조를 보면서, 지금이 어느 시절인데 이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치 한 편의 코미디를 보는 느낌이 들었어요.

 

김경만 감독:

저는 사실은 대중이라는 단어가 쓰고 싶은 단어는 아니에요, 그렇게 사람들이 단일하다고 생각되지 않고 각 개인의 차이가 다 있고, 물론 어떤 경향성 같은건 존재하겠지만 간단히 말할 수 없는 복잡한 얘기라는 생각이 들어요. 반면에 간접경험의 세계가 넓어지면서 개인이 인지할 수 있는 범위가 굉장히 넓어졌는데, 그렇기 때문에 무엇이 사실인가 하는 질문에서는 개개인이 굉장히 취약할 수 밖에 없어요. 직접 경험해서 알아내는게 아니니까 주어지는 정보에 의존할 수 밖에 없고, 정보를 생산하고 가공하고 배포하는 쪽은 아무래도 권력을 가진 쪽이거든요. 그래서 개개인이 더 현명해지지 않는다면 그런 쪽에 휘들리기가 쉽겠죠. 그리고 그런 쪽에 휘둘리기 쉬운 시대라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 시대가요. 그건 지금의 대중이 멍청해서가 아니라 사람이 원래 가진 취약점인 것 같은데, 그렇기 때문에 사실은 개개인이 좀 더 생각을 해봐야 하는 거고, 다른 식의 정보를 접하는 그런 기회가 더 많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무엇이 사실인지 알기 위해서.

 

 

관객:

영화 제목에 대해서 묻고 싶어요

 

김경만 감독:

<미국의 바람과 불>은 아무래도 미국과 뗄 수 없는 영화죠. 미국에 대한 믿음 그런걸 염두에 뒀으니까요. 그런데 그건 단지 미국을 믿는 것 뿐만 아니라 세계질서라고 부를 수 밖에 없는 거대한 힘 아래서 한국 사람들이 살아왔던 건데, 그게 이제 어떤 신분이라던지 위상이 바뀌는거죠. 그래서 영어제목(An Escalator in World Order)은 그런 느낌으로 지었고, 한글 제목은 아무래도 그런 어떤 전쟁이라던지 종교적인 영향력이라던지 그런 것들을 많이 염두에 두고 지었어요.

 

변성찬 평론가:

'바람과 불'이 기독교적으로는 성령이라는 얘기도 들었던 것 같아요.

 

김경만 감독:

그렇기도 하구요.

 

 

관객:

김경만 감독님은 기록영상물에 많은 관심이 있으신 것으로 아는데, 이런 형식(과거 영상을 편집하는 푸티지)으로 영화를 만들게 된 처음의 계기가 궁금하구요. 기록영상물만으로 원하는 주제를 전달하기가 좀 부족했을 것 같아요. 그래서 보통의 다른 다큐멘터리처럼 나레이션이나 인터뷰영상을 첨부할 생각은 없으셨는지 궁금합니다.

 

김경만 감독:

처음 이런 작업을 시작하게 된 것은, 제 생각에는 제가 경험하는 것도 그렇고 다른 사람들이 경험하는 것도 그렇고 한국이 워낙 여러가지 문제가 많은 곳이잖아요. 그 중에서도 굉장히 오래된 해묵은 문제로 사람들이 괴로움을 당하고 있는데, 그런걸 생각해보면 그 근원에는 사람들이 세상을 어떻게 생각하는가의 문제가 있다는데에 저의 생각이 닿았던 거죠. 국가가 되었던 기업이 되었던 큰 힘을 가진 주체가 방향을 몰고 가고 통제해 왔기 때문에 사람들의 생각이 그렇게 되어있는건데, 그런 부분에 관심을 갖게 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기록필름으로 관심이 가게 되더라구요. 왜냐하면 기록필름이라는게 어떤 중립적인, 정말 카메라를 딱 놓고 중립적으로 찍은게 아니라 국가가 어떤 목적을 갖고 어떤 사실들을 편향적으로 말하기 위해 만든 필름이니까요. 그리고 제가 생각하는 영화라는건 굳이 말로 설명하지 않더라도 자체적으로 스스로 말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일부러 나레이션은 쓰고 있지 않습니다.

 

 

변성찬 평론가:

감독님은 이 이전의 작품들에서도 나레이션을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었는데요, 전작들에는 직접 촬영하신 영화도 있고 인터뷰하신 영화도 있고 있는 영상을 편집한 영화도 있는데 공통점은 피사체가 한국 현대사에서 지배적인 인식들, 주류적인 인식들을 체화하고 있는 존재라는 거에요. 기록필름은 당연히 그런 지배적인 인식틀, 이 영화에서는 한국과 미국의 관계에 대한, 이런 것들을 선전하고 홍보하는 영화 이런 것들이 감독님의 주 대상이시죠.

 

제가 보기에는 이런게 김경만 감독님의 독특한 스타일 같아요. 어떤 주석적인 나레이션도 하나 들어가있지 않고, 예를 들면 그 피사체가 어떤 질문에 대해서 하는 말을 그대로 담고 있는데, 듣고 있으면 그 사람이 갖고 있는 지배적인 틀을 설득력 있게 우리들에게 선전하고 있다기 보다는, 그것의 맹점이나 이런 것들을 스스로 고백하고 있는 느낌? 그런 방식으로, 어떻게 보면 우아한 방식으로 대상이 스스로 자신의 죄를 고백하도록 하는 방식을 선호하시는 것 같은데, (웃음) 그게 감독님의 스타일이기도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감독님이 갖고 있는 영화적이고 정치적인 질문과도 관계가 깊다고 생각합니다.

 

김경만 감독:

기록필름을 다루면서, 정부가 제작한 영화에서 제가 본 나레이션은 굉장히 지시적인 나레이션이에요. ‘이것이 정답이라고 지시하고 있는 나레이션이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히기 위해서 제가 나레이션으로 이것이 사실이다라고 말해버리면 그건 사실 정부가 하고 있는 것과 똑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그건 제가 말하는 것의 어떠한 타당성도 보증해줄 수가 없는거에요. 제가 생각하는게 타당하다는걸 제시하려면 그것이 스스로 모순된다는걸 보여줘야만 되는거죠. 그렇기 때문에 나레이션을 배제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게 제가 원하는 방법이기도 하고, 또 실제의 세계가 그렇기도 한거니까요.

 

 

 

 

 

김지미 평론가와 변성찬 평론가, 그리고 관객들과 김경만 감독님이 함께 한 관객과의 대화는 이렇게 마무리 되었답니다. 극장에서 만나는 한국사회의 적나라한 '오늘', <미국의 바람과 불>은 앞으로도 관객과의 대화가 계속 진행되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미국의 바람과 불> 시간표 보러가기

<미국의 바람과 불> GV(관객과의 대화) 일정 보러가기

 



 

 

미국의 바람과 불  An Escalator in World Order

김경만│2011│Digi-Beta│118min│Documentary│7월 26일 개봉!

 

 

 

SYNOPSIS

 

미군이 떠나가면 나라가 불행합니다.

미군이 떠나가면 경제가 흔들립니다.

미군이 떠나가면 사회에 혼란이 옵니다.

우리는 우방 미국과 더불어 함께 살기를 원합니다.

아멘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에 대한 믿음은,

마치 기독교와도 같았다.

 

 

CONTACT

 

홈페이지 http://worldorder.tistory.com

트위터    @cinemadal (http://twitter.com/cinemadal)

Posted by 미국의 바람과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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