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rector's Comment2012.08.02 21:39



영화에 등장하는 것처럼, 1960년대말 주월한국군 사령관 채명신 장군이 베트남에 주둔하고 있던 한국군 장병에게 보낸 메세지 중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만약 우리들이 월남에서 공산 침략자를 막지 못한다면 우리는 머지않은 장래에 동남아 전체를 상실하게 될 것이며

또 우리나라의 안전보장에도 커다란 위협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월남의 자유와 평화회복은 곧 우리나라의 안전과 직결되어 있다는 것을 생각할 때

우리의 사명이 중차대함을 다시 한 번 통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무릇 가진 자만이 잃어버릴수 있는 법이다. 해외 식민지를 가져본 적이 없는 한국의 장군이 동남아 전체를 상실할 것에 대한 걱정을 말하는 부분은 매우 어색하게 느껴지는데 이는 미국이 베트남전을 시작한 논거인 도미노 이론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채명신 장군은 영화에서 대본을 낭독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과연 누구를 말하고 있는 것인지 생각해 봐야만 한다. 그리고 월남의 자유와 평화회복이 실제로는 무엇을 의미하는가도 역시 생각해 봐야만 한다.

그것은 이 당시 한국군이 자랑하던 <우방군과의 전과 비교>를 통해 알수 있다. 그에 따르면 60년대 말 당시 전투에서 한국군 1명 사망당 베트콩은 10.5명이 사망했는데 미군의 경우 1명당 베트콩 사망자는 5.6명, 월남정부군의 경우는 1명당 베트콩 사망자가 2.8명이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국군 1명의 목숨이 베트콩 10.5명의 목숨과 같은 값어치를 갖게 되는 것인가. 그렇다면 한국군의 목숨이 더 비싸게 팔리고 있다는 것인가. 전투 사망자의 이러한 비교는 마치 외환시장을 떠올리게 한다.

영화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한국군의 이런 '월등한 전술'과 전과로 인해 미군은 한국군에 교관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리고 당시 뉴스위크는 이를 보도하면서 한국전쟁때 미군으로부터 배운 한국군이 월남전에서는 미군을 가르치고 있으며 선생님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훗날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전두환 대령이 광주에서 저지른 일을 생각해보면 전쟁과 학살에 있어서만큼은 도미노 이론이 타당성을 갖고 있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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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미국의 바람과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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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잘보고갑니다~

    2018.08.11 17:0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