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9'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2.07.09 커티스 르메이에 대한 메모
  2. 2012.07.04 이것은 영화해설은 아니지만
Director's Comment2012.07.09 21:16




커티스 르메이 장군은 영화에서는 잠깐 스쳐지나가는 인물이지만 실은 많은 사연이 있다.

일단 그는 2차대전 당시 "일본을 석기시대로 되돌려 놓겠다"고 공언, 도쿄 대공습을 지휘해 일본으로부터 '악마 르메이'라는 별명을 얻은바 있다. 그 도쿄 대공습이 어떤 것이었냐 하면 수많은 B-29들이 소이탄을 싣고 날아가 일단 도쿄 중심부 주변에 불벽을 만들어서 그 가운데 있던 사람이 도망가지 못하게 한다음 그 불벽 안에 갇혀 있는 사람들을 몰살시킨 것으로 하루 동안에만 10만명 이상(수많은 조선인들도 포함해서)이 목숨을 잃었고. 심지어 폭탄을 뿌리고 돌아가는 B-29의 승무원들이 시체 타는 냄새를 맡을수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스스로 자기가 한 행동에 대해 잘 알고 있었는지 만약 미국이 전쟁에서 진다면 자신은 전범으로 처벌받을 것이라는 얘기를 한적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말을 남겨서 유명해지기도 했다. "무고한 민간인 따위란 없다"


또한 한국전쟁때도 마찬가지로 이 사람이 지휘해 북한 전지역에 무차별 공습을 가한뒤 "북한은 이제 석기시대로 돌아갔다"고 말했는데, 43만개의 폭탄이 떨어진 평양에는 온전한 집이라곤 단 두 채뿐이었다는 얘기가 있다. 그래서 북한에서는 평양을 재건하느니 다른 도시를 건설하는게 낫겠다는 말까지 나왔다고 한다. 참고로 한국전쟁때 미 공군이 쏟아부은 폭탄의 양은 태평양전쟁때 쏟아부은 폭탄의 양과 비슷하다고 한다.

쿠바 미사일 위기때에도 공군 사령관이었던 그는 케네디에게 쿠바를 선제공격할 것을 강력히 건의했는데 다행히 케네디는 그의 요청을 거부했다. 후에 알려진 바로는 그 당시 이미 쿠바에 소련의 핵미사일이 배치되어 있었으므로 르메이 장군이 폭격했다면 세계는 핵전쟁으로 돌입, 석기시대로 변했을 것이라고 한다.

그는 1968년 전역해 공화당 부통령후보로 출마했는데 기자들이 베트남 전쟁에 대한 해법을 묻자 "북베트남을 폭격해 베트남을 석기시대로 돌려놓겠다"고 대답했지만 낙선하고 말았다. 하지만 부통령을 거쳐 대통령이 되었던 조지 부시는 1991년 걸프전 당시 이라크를 석기시대로 되돌려놓았다고 선언했고 그의 아들 부시도 2001년 아프가니스탄을 석기시대로 돌려놓겠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Posted by 미국의 바람과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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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rector's Comment2012.07.04 22:30


한국전 당시 미국 특파원 케이스 비치는 “지금은 한국인으로 태어날 때가 아니다. 양키들이 한국인들을 눈에 띄는 대로 쏘아 죽이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적었다. 온전한 건물을 남기지 않는 B-29의 융단폭격이 빈번했고 전 인구의 1/10이 사망했다고 알려진 한국전쟁에서 전쟁은 한국정부가 기획한 9.28 서울수복 기념행사처럼 적군과 미군이 지휘하는 아군 사이의 전투와 점령으로 기념될 뿐이다. 심지어 기념식에서조차 진정한 주인은 마치 미군인 것처럼 보인다. 반면에 한국전쟁 중 대량학살과 폭격 속에 살아남은 사람의 경험과 기억은 폭력과 법으로 봉인되었다. 일부만이 정권을 위해 이용되고 버림받았을 뿐. 이 일의 시작은 미군정 치하 40년대 후반의 제주도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더 나아가서는 일본인뿐만 아니라 수만 명의 조선인들이 즉사하거나 피폭당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자폭탄 투하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창세기에는 빛이 있으라 라는 말로 천지창조가 시작되는데 현대 한국사회도 어쩌면 원자폭탄의 섬광과 더불어 시작되었던 건지도 모른다. 그것은 결코 에덴동산이라 부를 수 없을 것이다.

세계질서를 일종의 먹이사슬 피라미드처럼 생각해 본다면 맨 밑바닥은 한국전과 같은 전쟁터가 놓여있다. 그 곳에서 하나 올라선다면 그 단계는 경제성장이라 불러야 할지도 모른다. 마치 한국전이 전후 일본 경제부흥에 결정적 밑거름이 되었던 것처럼 밑바닥에서 한 단계 올라선 한국은 베트남전을 통해 경제부흥의 밑거름을 마련하기도 했다. 베트남전에서의 한국군은 미군이 한국전쟁에서 했던 일을 수행했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베트남에서 행했던 일을 본국으로 돌아와 80년 광주에서 재연했다는 것이다. 레이건은 한국 국회에서의 연설에서 적국 소련의 전투기에 의해 격추된 KAL기 사망자를 애도하지만 광주에서 죽은 사람들을 위해서는 기도하지 않는다. 한국군에 의해 학살당한 한국인은 애도할 필요가 없고 애도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경제성장에서 하나 올라서면 그 곳에는 올림픽이 있다. 박정희가 말하길, 한국의 상황에서는 군사가 곧 경제고 경제가 곧 군사라고 했는데, 그 말은 박정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진실에 가까운 말이다. 올림픽은 같은 지배의 다른 두 측면, 경제와 군사를 통해 경쟁하는 국제관계의 일반적 상징으로 부족함이 없다. 올림픽은 그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어찌보면 참담한 문제를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차단해 버리는 세트장이자 쇼의 무대일지도 모른다. 광주의 경험과 기억이 미스유니버스 대회와 올림픽으로 인해 있을 자리를 잃고 쇼의 환희와 환상적인 성취감으로 대체되는 것은 참혹한 상황에서 사람이 가질 수밖에 없는 참혹한 마음에 대한 가장 큰 모욕이자 파괴일 것이다. 그 마음의 파괴 위에서 한국사회는 계속 나아갔던 것이 아닐까. 그리고 이러한 방식의 지속은 거의 모든 곳에서 지금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지배는 언제나 양 팔로 이루어지는 듯하다. 한국의 대통령을 열거해 말해보자면 한쪽에는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으로 대표되며 이어지는 독재정권이라 일컬어지는 팔이 있는가 하면 다른 쪽에는 김대중으로 표상되는 민주정권이라 일컬어지는 팔이 있다. 그 양 팔이 모아져서 지배의 울타리가 온전히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김대중은 미국의회의 영어연설에서 시장개방과 규제철폐를 약속하는 것이다. OECD와 G20, 수출대국과 아시아의 경제강국 같은 수식어는 아멘으로 화답할 구원자의 이름이 아니라 사람들을 옥죄는 울타리의 이름일 뿐이다. 그 울타리가 울타리 안의 사람들에 의해 견고히 지탱되기도 하는 것은 당연하고도 서글픈 일이다.


Posted by 미국의 바람과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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